장동희 전 주핀란드대사, 전 경북대 초빙교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국제질서는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치며 퍼붓는 관세 폭탄에 전 세계가 휘청거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푸틴과 젤렌스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지난 2월 러시아 규탄 유엔 결의안 표결에서는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 같은 편에 서면서 NATO 동맹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에 NATO 회원국들은 '미국 없는 NATO'를 거론하며, 독자적 방위력 강화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 릴게임야마토 은 그간 축적한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과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을 바탕으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브릭스(BRICS), 일대일로,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활용해 글로벌 사우스를 규합하며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김정은과 나란히 서서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하 릴짱 는 모습은 한반도에 드리워진 신냉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약화되고, 새로운 세력권 재편, 즉, 일종의 '신 얄타 체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힘의 논리를 앞세우고, 동맹보다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피즘이 국제 정치의 기본 흐름이 된 상황에서 한국 외교는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황금성게임랜드 사실상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차치하고라도, 강력한 핵보유국인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으로서는 한미동맹 강화를 통하여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보장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4일 발표된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합동설명자료에서 미 측이 "지속적인 주한미군 주둔을 통한 방위 공약"과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 오리지널골드몽 "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측에 대해 갖고 있던 의구심을 일정 부분 해소하여 주었다. 다만, 과거 국방 당국 간 최고위급 협의체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포함되어 있던 '현 전력 수준'이라는 문구가 빠진 것은 전략적 유연성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바다신2릴게임 또한, 전시 작전권(전작권) 전환과 관련, 양 정상은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자주국방이라는 목표 자체는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핵 위협에 대한 충분한 방어태세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전작권 전환은 오히려 미국의 방위 공약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오래전부터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온 필자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협정 개정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에 대한 미 측 동의를 받은 것은 큰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미국산 장비 구매와 주한미군 지원비로 총 580억 달러를 약속한 것은 그 필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중국과의 관계는 또 하나의 난제다. 한국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역할을 고려하면 중국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이웃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양안(兩岸)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장려하고,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를 명확히 한데 대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의 대응 방식은 향후 한중관계를 규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원칙과 규범에 입각한 당당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상황 모면에 급급하려 든다면,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다음으로 일본과의 관계이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여러 민감한 사안에도 불구하고 우리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다. 또한, 더욱 긴밀해 지고 있는 북·중·러 관계와 트럼프 행정부의 변동성에 공동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즉, 일본과의 관계 강화는 전례 없이 요동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외교의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 관계가 긴밀해짐에 따라 우리와는 다소 소원해진 러시아와도 대화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극 항로가 활발해지면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한국이 직면한 외교 환경은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복잡한 지정학의 시대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민완한 외교의 필요성은 더욱 증가한다. 흔들리지 않는 외교 원칙, 검증 가능한 동맹의 실효성,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전략적 역량이 필요하다. 이 세 축이 균형을 이룰 때, 트럼프 시대의 돌발 변수와 세계질서의 균열 속에서도 대한민국 외교는 흔들리지 않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기회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장동희 전 주핀란드대사, 전 경북대 초빙교수 기자 admin@reelnara.info